[경주]속풀이 끝판왕 - 보불어탕명가
🐟 경주 하동에서 만난 뜨끈한 한 그릇의 위로, 보불어탕명가
경주는 언제 와도 마음이 정화되는 도시입니다. 역사와 자연이 고요하게 어우러진 이곳은,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곤 하죠. 하지만 아무리 여행이 좋아도, 배고픔 앞에서는 속세의 인간이 되는 게 우리 모두의 운명 아닐까요?
처음 가는 집이었지만 이미 현지인 맛집으로 소문난 집이라서 믿고 갔습니다. 이름에서부터 "명가" . 내공이 바로 느껴집니다. 11시 반이 조금 지났는데 이미 마당은 차들로 꽉 차있고 계속해서 밀려오는 손님에 벌써 식사도 안 했는데 흥분이 되었습니다.
🍲 입구부터 느껴지는 진심, 점심 전인데도 웨이팅
시간은 12시도 안 된 이른 점심. "설마 웨이팅까지 하겠어?" 하고 들어가려던 순간,
이미 대기표를 들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북적.
아무래도 이곳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, 숨은 맛집이 아닌 이미 소문난 맛집이었습니다.
기다리는 동안 주위를 둘러보니, 건물 외관은 전통 한옥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어요.
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편안함. 탁 트인 하늘과 초록산의 풍경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더군요.
🥄 첫 숟갈에 전해지는 감동, '보약'이라 불러도 좋을 국물
드디어 차려진 어탕수제비 한 그릇.
뚝배기 속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국물, 그 안에는 손으로 직접 뜯어낸 듯한 수제비와 잘게 썬 채소, 푹 고아진 토종 붕어살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.
국물 한 숟갈을 떠 입에 넣는 순간, 생각보다 훨씬 진한 맛이 입안을 감쌌습니다.
비리지 않으면서도 된장의 구수함, 고춧가루의 칼칼함, 붕어 육수의 깊은 맛이 층층이 밀려오는 느낌.
정말이지, 속이 확 풀린다는 표현이 딱이었어요.
그냥 맛있는 게 아니라 몸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든든해지는 맛.
바로 그게 이 집의 어탕이었습니다.
🥬 반찬도 '한식의 정석', 정갈하고 깔끔한 구성
음식의 완성은 밑반찬이라고 하잖아요.
이곳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.
한입 베어 무는 순간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잘 익은 배추김치,
입 안을 개운하게 씻어주는 참나물 겉절이,
그리고 밥 한 숟갈에 딱 좋은 깍두기까지.
모든 반찬이 조미료의 과함 없이 집밥처럼 편안한 맛이라, 어탕과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어요.
특히 김치는 담근 지 오래지 않아 적당히 익은 아삭한 맛이 매력적이었습니다.
🌿 진짜 ‘잘 먹었다’는 말이 절로 나오는 한 끼
요즘은 맛있는 음식도 많지만,
“먹고 나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식”은 점점 귀해지는 것 같아요.
보불어탕명가는 그런 의미에서 정말 귀한 곳입니다.
진한 국물로 속을 풀고, 정갈한 반찬으로 입맛을 다스리며,
한옥 풍경 속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,
배도, 마음도, 여행의 기억도 모두 풍성해진 기분.
경주에 간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집입니다.
누군가 "경주에서 진짜 맛있는 집 없을까?" 묻는다면, 전 망설임 없이 이곳을 추천할 거예요.
오늘은 남녀노소 호불호가 없는 속이 깊은 속이 풀리는 보약 같은 느낌의 어탕맛집을 소개해 드렸습니다.
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시고 오늘도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